0. 바야흐로 이미지의 시대다. 어느 커피숍이나 유명한 음식점을 가도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서 음식이나 서로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보인다. 모터쇼에는 커다란 전문가용 DSLR을 든 사람들이 일반 관람객보다도 많고, 그들의 사진은 각종 웹 사이트에 올라 이슈가 된다.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웹 포털들은 경쟁하듯이 User Created Contents를 강조하며 누구나 이미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대가 왔음을 알린다. 몇 년 전만해도 여행을 갈 때나 가지고 갔던 카메라가 어느새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고, 달력이나 잡지에서나 보던 이미지들을 스스로 집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누구나 사진을 찍고 손쉽게 편집하고 출력한다. 이처럼 대중화된 사진은 더 이상 예술로서의 가치를 지니지 못하게 된 걸까.


1. 사진의 예술적 가치를 생각하기 전에, 우선 앞에 열거한 사회현상의 기원과 발달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자.

1-1. 회화의 소유에 대한 경우

16C 유화는 성당의 벽이나 천장, 궁전 등에나 그려지던 회화를 부유층의 벽에 손쉽게 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비로소 개인의 ‘소유’가 가능한 회화의 등장이며 이때 회화의 소재는 대부분 그림의 의뢰자가 소유한 정물이거나 그나 지인의 초상화였다.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한 유화는 정물이나 인물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사진이 등장하면서 현실을 그대로 모방하려는 것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회화 작품의 소유에 대한 관념은 남아있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물을 과시하거나 초상화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의 회화는 급속히 몰락하는 것처럼 보인다.

1-2. 사진의 보급과 소유, 복제

사진의 발명은 회화의 방향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며, 그전까지의 명화들을 손쉽게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진으로 만들어진 대량의 이미지들은 널리 퍼져나갔고, 이전까지 특수한 부유층만이 지닐 수 있었던 이미지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소유할 수 있도록 보급되었다. 사진의 복제 가능한 특징 때문에 같은 이미지가 대량으로 생산되자, 오히려 원본이 갖는 오리지널리티가 중요시되었다.

1-3. 소유의 개념에서 생산의 개념으로

사진 기술이 발달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면서 이전까지 그림엽서나 잡지 등을 통해 이미지를 공급받고 소유하던 대중이 이미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미국, 일본 등의 관광객들이 자신들이 방문했던 장소를 카메라에 담아 가지고 갔으며, 잡지를 오려서 붙여놓던 대중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인화해서 걸어놓고 뿌듯해하게 되었다. 카메라가 더욱 보급되고,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이미지는 더욱 접근성이 높아진 매체가 되어서, 거의 모든 사람이 이미지를 생산하는 시대가 되었다.

앞에서 회화를 소유하려는 개념에는 ‘자신만의 것’을 소유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복제가 어려운 회화의 시대에는 단순한 소유의 개념만 생각하기 쉽지만, 기술복제가 가능한 사진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기술복제 되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사진이 아니라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자신이 생산한 이미지를 소유하고 싶어진 것이다.


2. 사진 예술

사진은 회화와는 달리 누구나 생산하기 쉬운 기술 의존적 매체이고, 기술복제가 가능한 매체이기 때문에 사진에 대해 예술을 논하기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막연히 예술의 범주 안에 사진예술을 포함시켜서 생각하고 있고, 영화가 예술이냐에 대한 논란은 아직 남아있을지언정 사진을 예술로 인정해야 하는가는 이미 결론이 내려진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사진은 유화가 가지고 있었던 소유의 개념 이외에 어떤 특징을 가지고 예술의 범주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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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사진예술의 시작

사진예술은 처음부터 소유의 개념이 아니었다. 물론 사진 자체는 소유의 개념을 통해 보급되었지만, 지금 나다르의 초상사진을 보고 예술사진이라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그의 사진이 갖는 아우라는 단지 그 오랜 세월이 갖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사진 분리파를 주창한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와 에드워드 스타이켄 등이 시작한 Camera Work와 작가 자신의 예술로서의 인식은 떨어질지 몰라도 파리의 풍경을 수집한 으젠느 앗제를 사진예술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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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사진예술의 발달

사진예술이 발달하면서 회화주의나 F64 같은 여러 유파가 생겨났지만, 사진 자체는 2차 대전을 전후로 포토 저널리즘으로 향하게 된다. 전쟁의 광풍이 휩쓸던 시기였기 때문에 생생한 현장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사진은 여러 잡지에 실려 전세계를 휩쓸었고 로버트 카파나 베르너 비숍같은 스타 사진작가가 나타났다. 로버트 카파는 앙리 카르티에-브레송과 데이비드 세이무어는 보도사진에서 잡지사에 맞서 사진작가의 주관적 시선을 보호하기 위해 MAGNUM이라는 에이전시를 설립하게 되고, MAGNUM은 지금까지 포토 저널리즘에 있어서 거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런데 MAGNUM의 유명한 두 창업자인 카파와 브레송은 보도사진에 있어서 약간은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카파가 모든 전장을 누비며 생생한 보도사진을 사실 그대로 찍으려고 노력한 반면, 브레송은 작가의 주관적 시선이 들어간 보도사진을 찍었고, 2차 대전 이후의 사진예술은 브레송의 영향을 받아 발전해가기 시작했다.

2-3. 브레송과 현대 영상사진의 시작

브레송의 사진은 보도사진의 형식을 가지면서, 대상의 인식주체가 집단의 공통된 의식에서 개체의 주관적 자아로 이동하는 의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즉,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기자의 글에 참고자료처럼 붙어 기사를 읽는 사람들에게 객관적 대상을 보여주는 사진이 아니라, 그 취재 현장속에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작가의 시선을 주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브레송이 말하는 좋은 사진은 우연에 맡기는 초현실주의가 스며든 사진, 정신적인 결정적 포착이 있는 사진, 황금분할을 준수하고 조화롭게 구성된 질서 정연하고 기하학적인 사진이다. 그의 사진론은 사진작가가 느끼는 순간적인 감정-결정적 순간을 담는 것이고, 이것은 브레송 이후의 현대 영상사진의 흐름에 중요한 방향타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아마추어 작가들의 롤 모델이 되어 그들이 추구하는 사진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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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로버트 프랭크와 듀안 마이클스

브레송 이후로 영상사진의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로버트 프랭크와 윌리엄 클라인, 듀안 마이클스라고 볼수있다.

브레송의 사진이 보도촬영을 형식을 지녀 사회적 활동과 문화적 탐방을 바탕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 것에 비해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은 사회적 사건들과는 전혀 무관한 극히 주관적인 시선을 담아냈다는 것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그의 사진은 그가 표현하려고 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려는 의도가 아니라 이미지를 인덱스로 삼아서 그것이 주는 느낌을 재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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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빛이 들어간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지만, 오히려 대상이 물리적인 성질을 벗어나는 것이라면 표현에 한계가 있다. 이 같은 한계 때문에 사진은 예술로서 빈약한 매체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여러 사진작가에 의해 사진은 회화가 나타낼 수 없는 인간의 또 다른 정신적 측면을 나타내는데 탁월하다는 것이 밝혀졌고, 그 중심에 듀안 마이클스가 있다. 듀안 마이클스는 사진에 시퀸스와 텍스트라는 표현방식을 가미해 사진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3. 사진예술과 사진-이미지가 범람하는 현대사회현상과의 관계

앞에서 간단히 살펴본 사진예술은 먼저 말했던 소유에 대한 관점과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인다. 그것은 사진을 예술로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던, 특히 영상사진의 흐름에 서있는 작가들과 사진을 소비자로 받아들이기 시작해 범위를 넓혀 이제는 사진을 생산하게 된 대중의 접근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많은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있고, 이들이 생산해서 웹에 공급하는 이미지들은 상당히 훌륭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사진이 예술로 평가 받을 수 있을까. 많은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대다수의 사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말해 사진 예술이라고 말하지 못할 것 같다. 그들이 단순히 어디선가 본듯한 이미지의 생산자를 넘어서 사진예술의 선구자들처럼, 자신의 감정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담아낼 때, 그때는 사진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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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개론 레포트로 썼던 내용인데, 이미 여러 한계가 보이는 글이예요.
대표적으로 예술을 표현론의 관점에서만 생각한다-정도?
다시 써보고 싶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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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ulse01.egloos.com pulse01 2006.11.30 16:52 신고

    아, 사진 진짜 멋있다.

  2. Favicon of http://pulse01.egloos.com pulse01 2006.11.30 17:12 신고

    시간날 때 각잡고 읽어보겠습니다.

    계절학기 들으면서 읽어볼까...'예술과 철학'(...)

  3. 김형찬 2007.02.01 23:32 신고

    점수는 뭐 받으셨어요?

    • Favicon of http://hagun.tistory.com 하건 2007.02.02 10:33 신고

      ... B+.... ㅜㅠ;
      아무래도 시험범위도 모르고 시험보러 갔던게 원인일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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