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아래의 글이 더 중요합니다. 동영상이야 찾아보면 많겠죠.




대지가 아직 평평했고 구름들은 불타고 있던 시절, 그리고 산맥은 하늘까지 또 가끔은 그 보다도 높게 뻗어있던 그 때, 사람들은 커다란 술통이 굴러다니듯 대지위를 배회했지.

그들에겐 두쌍의 팔과 두쌍의 다리, 하나의 큰 머리에서 나온 두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그들은 모든 주위를 한꺼번에 볼 수 있었고 읽으면서 동시에 말할 수 있었지. 그때 그들은 사랑에 대해선 아무것도 몰랐어.

그것이 바로 사랑의 기원 전.

그 때는 세개의 성이 있었는데, 하나는 두 남자가 등이 붙은 것 같은 모양으로 태양의 아이라고 불렸었지. 지구의 아이 역시 비슷한 모양과 사이즈였는데 두 여자가 하나로 합쳐진 모습이었어. 그리고 달의 아이들은 숫가락에 포크가 겹쳐진 모양으로 한쪽은 태양 한쪽은 지구 즉, 한쪽은 딸 한쪽은 아들이었어.

어느날 신들은 인간의 힘과 반항성에 꽤나 겁을 먹게 되었지. 그때, 토르신이 말했어.
"내가 거인족을 죽였던 것처럼, 내 망치로 전부 몰살시키리라."
그러자 제우스가 말했지.
"아냐, 내게 맡겨. 내가 고래의 발을 자르고 공룡을 잘게 썰어 도마뱀을 만든 것 처럼 내 번개를 가위처럼 써줄테니까."

그러더니 벼락을 몇개 집어들고 큰 웃음 한번 내 뱉고는 이렇게 말했어.
"딱 중간을 쪼개 주리라."
그러고는 폭풍이 하늘위에 모이더니 거대한 불덩이가 되었어. 그리고 불이 벼락이 되어 하늘로부터 쏘아졌지. 마치 빛나는 칼날처럼 찢고 뜯어 버린거야. 그 불이 태양과 달과 지구의 아이들의 살을..

그리고 어떤 인도의 신은 그 상처를 구멍이 되도록 꿰메어 배쪽으로 당겨서 옮겨놓아 우리가 치룬 댓가를 언제나 기억할 수 있게 했지. 그리고 오시리스와 나일강의 신들은 커다란 폭풍우와 파도를 몰고 와 태풍을 불게하여 우리를 뿔뿔이 흩어지게.. 바람과 비의 폭풍속으로 조수의 파도가 넘치는 바다로 우리 전부 쓸려 나가게 했어. 또 우리가 까불면 도 한번 잘라버릴 거라고 그렇게 되면 한 발로 뛰어 다니고 한눈을 통해 세상을 보게 되겠지.

지난번 널 봤을때는 우리는 막 둘로 나뉘어졌을 때 였을거야. 넌 날 바라보고 있었고 난 널 바라보고 있었지. 네겐 친숙한 뭔가가 있었지만 난 알아보지 못했었어. 네 얼굴엔 피가 묻어 있었고 내 눈엔 피가 묻어있었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네 표정을 보니 네 영혼 깊은곳의 상처는 내 영혼속의 상처와 같은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그게 바로 그 상처야.

심장을 직선으로 관통하며 베는 상처. 그 상처를 우린 사랑이라 하지. 그래서 우린 서로를 팔벌려 안았지. 서로의 몸에 서롤르 집어넣어 다시 하나가 되게 하면서 우리는 사랑을 했어. 사랑을 했지..

그때는 아주 오래전 춥고 어두운 저녁이었어. 제우스의 전능한 능력으로 말미암은 그때, 그건 슬픈 이야기. 우리가 어떻게 외로운 두발 짐승이 되었는지에 대한, 그것은... 사랑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

그것이 사랑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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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포스팅했던 Hedwig의 OST중 한곡. 마침 잘 만들어놓은 동영상이 있길래. ^^

지금은 향연도 다 읽었고하니 플라톤이 향연(Symposium)에서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입을 빌어 묘사한 사랑의 기원에 대한 슬프고 무서운 이야기를 해드리죠. 많은 내용은 미학개론 시간에 교수님이 설명해주신 부분입니다. ^^;

대강의 내용은 가사와 같습니다. 인간이 원래는 둘이 붙어 완벽한 구의 형체를 지닌 하나의 몸이었다가, 신의 분노로 인해 둘로 나뉘었고 그 뒤로는 원래의 반쪽을 찾기위해 사랑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매우 호소력있는 사랑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지요? <Hedwig>에 등장하면서는 로맨틱한 면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플라톤이 의도한, 또한 의도하진 않았더라도 텍스트에서 읽혀지는 이 이야기는 결코 로맨틱하지 않은 슬프고 무서운 이야기랍니다.

첫째로, 이미 나뉘어진 몸이 하나로 합쳐질수 없듯이, 반쪽짜리가 되어버린 인간은 결코 완성된 하나가 되지 못한다는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랑은 절대로 빠져나올수 없는 형벌과 같은 존재인 것입니다. 결코 로맨틱하지 않다구요.

둘째로, 인간이 오만때문에 둘로 갈라지기 이전, 원시적인 상태, 즉 문명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으면 사랑을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출발점은 규약이나 규제(근친상간, 시신을 먹지 않는 것 같은)가 생기면서 발생했습니다. 이 사랑이야기는, 문명을 부정하고, 이런 문명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위험한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셋째로, 사랑의 목적을 나뉘어진 두 개체간의 합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보기엔 가장 위험한 이야기인데, 상대방이 나와 다른 또 하나의 객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을 내가 소유하려고하는 위험한 의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를 너무 사랑해서 죽여버린다는 이야기는 여러곳에서 접해봤겠죠? 바로 그 얘기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서로를 인정해주는 것 또한 중요하겠죠.


이밖에도 아리스토파네스의 이야기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거리를 던져줍니다. 이미 플라톤 시대에 신들이 계산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과, 성경에도 바벨탑을 빌어 등장하는 인간의 오만때문에 신의 벌을 받은 이야기, 또한 희극작가가 이야기하는 비극이라는 점에서도 재미있지요.

아리스토파네스 뿐 아니라, <향연> 자체에 플라톤의 이런 장난이 아주 많이 들어있습니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묘사라던가, 애정의 상관관계에 따른 사랑에 대한 연설의 차이 등.. ^^

아무래도 철학은 말로 행하는 것이고, 글은 글을 읽어서는 안될 사람에게까지 읽힐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생각해 실제 대학에서 강연한 내용은 전혀 글로 남기지 않은 플라톤이니, 이 <향연> 또한 하나의 유희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


Origin of the Love - Hedwig and the angry 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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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ulse01.egloos.com pulse01 2006.11.30 16:53 신고

    善에 대해 얘기하다 사람들이 에로스야말로 진정한 선이다, 라고 하니 소크라테스가 에로스는 절대 채워지지 않는 무한한 욕망이다, 뭐 이런 식으로 얘기했다는걸 어디서 봤었던것 같았었던 기억 같은것이(....)

    그 내용인것 같네요.(뻔뻔)

  2. Favicon of http://hagun.egloos.com hagun 2006.11.30 23:22 신고

    응, 맞아요. 무한한 욕망이라기 보다는 신이라기보다는 중간적 존재이고 에로스 자체는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자라는 얘기... 그런 얘기들.
    '향연'에는 사랑에 대한 아주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어요.
    결론은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통해 무녀의 말을 하는데... 재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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