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었어요.

쉽게쉽게 읽히더군요. 두시간만에 다 읽었던가. 요즘 속독을 자제하고 천천히 읽는 편인데, 확실히 빠르게 읽히는 책이 있고 천천히 읽히는 책이 있는것 같애요. 바로 전에 읽은 성석제 단편집이나 소피의 세계는 아무리 집중해도 이렇게 빨리 읽히지는 않았거든요.

전에 영준님 후기대로 너무 눈물을 원하는 듯한 설정이 마음에 안들었었지만, 공지영씨의 후기를 읽고보니 그것마저도 나름대로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해버리게 되네요. 사형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하면서 자신의 편견과 선입관으로 대상을 판단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어찌보면 도그빌의 그레이스와 같은 오만에 대한 이야기랄까요.

이 책, 추천도 많고 비추천도 많지만, 참 재미있어요. '재미'라는 말 또 이렇게 fun과는 관련없는 감정에 써버리는데, 감동적이라고 하면 좀 느낌이 다르고... 가슴아프면서도 어떻게 진행이 될지 흥미진진하다고 할까요. 아니, 그건 또 다른데... 아무튼 읽어볼만해요. 읽기 전에는 댄 브라운 같은 통속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읽고나니 정통문학과 통속소설은 어떻게 다른가 고민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형제도.
얼마전에 뜨거운 토론이 있었으니까 제 글 때문에 다시 토론이 일어나지는 않기를 바래요. 뭐, 무거운 주장을 하려는 것도 아니니까 괜한 걱정이겠죠.
책에서 나온 글에 따르면, 사형집행을 지켜본 사람은 사형제 폐지론자가 되고 살인현장을 본 사람은 사형제 유지를 주장한다고 해요. 전 두가지 경험이 다 없어서 뭐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책에서 나온 모습만 보고 살인자들의 인간적으로 변한 모습으로 그들도 저렇게 선한 인간이라고하며 사형제 폐지를 말하는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을 그렇게 인간적으로 변화시킨건 어느날 눈을 뜨고 바라본 아침 햇살이 마지막 아침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만들어준 사형제도니까요.
언젠가 누가 말했던 것 같이 먹으면 1/10 확률로 죽지 않는 사약을 만들어서 사형제를 유지하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아니면 반쯤 썩은 동아줄을 사용한다던가. 물론 이건 농담.
잘 모른다는 것은 입을 다물어야 할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쥐스킨트의 말대로 전 입을 다물어야 할까봐요. 너무 떠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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