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하는게 아니라 빠져드는 거야'

오랬만에 읽는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이다. 나 말고도 많은 사람의 기대를 받았던건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라가 버렸다. 이 정도로 유명하다는 것을 확인하니 왠지 모를 컬트적 심정에 그녀를 멀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도쿄타워를 보고 자란 소년들의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라고 밝히고 있는데, 도쿄타워와의 연관성은 별로 없어보인다. 도쿄와 타워라는 어감에서 느껴지는 일본 수도의 거대하고 세련된 느낌이나 높이 솟은 무언가를 연상하게 되는 그런것은 없는듯 싶다. 마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써놓고 마지막 한페이지에서 두 연인이 택시를 타고가다 교통사고로 죽는 이야기에 '택시'라는 제목을 붙여놓은듯 이질감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그녀의 탁월한 선택 - 낙하하는 저녁, 웨하스 의자 등 - 에 비하면 초라하기까지한 작명이다.
의외인것은 지금까지 그녀의 선택관 달리 '남자아이'의 사랑이야기다. 거의 대부분 여자의 입장에서 글을 전개해나갔는데 이번엔 남자. 그것도 스무살의 소년. 어쩐지 가오리 답지 않다고 해야할까. 실제로 글에서도 그전까지의 촉촉한 느낌이 빠지고 어딘가 어색한 기분이 든다.
내용은 역시나 조금 색다른 사랑이야기. 이번에는 연상의 여자를 사랑하는 스무살 남자아이들의 이야기다. 맹목적이라고 할 정도로 어머니 뻘의 여자를 사랑하고 인생의 모든 의미를 그녀에게서 찾는 토오루와 시니컬하고 약삭빠르게 사랑하는 듯 싶지만 두 여자에게 동시에 차이고 옛 애인의 딸에게 복수를 당하는 코우지. 그러면서도 다른 여자를 넘보는 괘씸한 녀석이지만 사랑스럽다-라기보다는 여자애들이 읽으면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에쿠니의 소설을 읽으면 내가 과연 사랑하는 것을 아는지 의심이 생긴다. 이토록 열정적이고 맹목적으로 보이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혹은 반짝반짝 빛나는의 무츠키와 곤의.. 아, 아니! 쇼코의 사랑처럼 희한한 사랑은?

'기다리는 것은 힘들지만, 기다리지 않는 시간보다 훨씬 행복하다.'






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저 | 소담출판사 | 원제 東京タワ- | 2005년 10월
 
ISBN : 8973818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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